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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박전국세청고위직찌라시보고]/[청와대오찬]대통령앞에서입닫은與

[사설] 대통령 앞에선 입 닫은 與, 이러니 '靑 하도급업체' 말 듣는 것

[사설] 대통령 앞에선 입 닫은 與, 이러니 '靑 하도급업체' 말 듣는 것

 

입력 : 2014.12.08 05:52

박근혜 대통령과 여(與) 지도부가 7일 청와대에서 오찬 모임을 가졌다. 새해 예산안이 법정(法定) 기일 내에 통과된 데 대해 대통령이 당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브리핑을 들어보면 예산안 통과 등을 빼고는 별다른 얘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에선 당 대표·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전원을 비롯해 당 지도부급만 61명이 참석했다. 그렇기에 많은 국민은 이날 모임을 '비선(�線)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1시간 50분이나 걸린 오찬에서는 이런 얘기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가 상황 대응을 잘못했다며 청와대 홍보수석을 질책하고, 서청원 최고위원이 문건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을 요청한 것 외에는 시중의 민심을 전하거나 해법에 대한 대통령의 구상을 묻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대해 '각하(閣下)'라는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호칭까지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 이 나라는 비선, 암투(暗鬪), 배신(背信) 같은 어두컴컴한 말들이 판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여권 전체의 책임이고 이를 수습하는 것도 여권 전체의 책임이다. 이걸 제때에,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심판은 결국 선거 때 새누리당을 향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사람들은 막상 대통령 앞에 서자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처신이나 청와대 내부 운영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 정권 탄생의 주역이라는 최소한의 책임감도 보여주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여권(與圈)을 바라보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안중에 없고 오직 대통령의 노기(怒氣)만 의식한 듯하다.

국민이 지금 바라는 것은 청와대가 이번 기회에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이 이미 갈팡질팡하며 사태를 꼬이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역할을 해야 할 곳은 여당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청와대 하명(下命)이나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래서야 누가 앞장서서 국정 혼돈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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