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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실장' 김기춘이 무력해졌나…'정윤회 사태'에서 사라진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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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백건
- 프리미엄뉴스부 기자
- E-mail : loogun@chosun.com
- 2007년 조선일보 입사.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2010년 정치..
- 2007년 조선일보 입사.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2010년 정치부로 옮겼다.
입사 후 색다른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았다. 해경의 양귀비 밀경작 단속을 동행 취재했을 때 농가 뒤꼍에서 말로만 듣던 양귀비 꽃밭을 처음 봤고, 국과수에서는 시신을 가르고 꿰매는 것을 봤다. 전남 광양 일대 논밭을 휘젓고 다니던 ‘산신령’이란 이름의 멧돼지를 쫓을 때, 장마철 한강 장어 낚시를 취재할 때, TV에서만 보던 정치인들을 코 앞에서 볼 때는 신기해서 좋았다.
입력 : 2014.12.04 07:28
박근혜 대통령 주변 인물들 사이의 알력과 갈등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올 1월 초에 만든 '정윤회 동향 관련 문건'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뒤 정씨와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측이 연일 공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사태가 자신들을 겨냥한 상대편의 조작 또는 음모라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박 회장이나 정씨 모두 대통령에게 각별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가까이 친동생인 박 회장을 청와대로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박 회장이 청와대를 드나드는 사실이 바깥에 알려지면 괜한 구설(口舌)과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씨는 박 대통령의 초창기 가신(家臣)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현재 박 대통령으로 향하는 청와대 내 문고리를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을 뽑은 것도 정씨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정씨는 이 정권 출범 후 줄곧 자신들은 박 대통령의 인사(人事)나 국정 운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유출된 청와대 비밀 문건을 보면 이 두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게 만든다. 오히려 박 회장과 정씨 측이 대통령 주변을 장악하기 위해 그간 보이지 않는 암투(暗鬪)를 벌여온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 최근 불거진 대통령 주변의 내분과 갈등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왜 박 대통령의 인사에서 실패가 되풀이됐는지 이번 사태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을 둘러싼 인맥(人脈)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수석, 장관들이 대통령과 직접 터놓고 국정을 논의하는 데 제약이 적지 않았다는 여권 안팎의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점도 알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정(國政) 운영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청와대 비서진의 동요도 작지 않다고 한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진상 규명은 검찰 수사로 넘어간 상태다. 검찰이 아무리 속도를 낸다고 해도 이 사건의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이번 문건 유출 사건의 진상 규명과는 별개로 국정 운영을 조기에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을 수 있는 조치를 과감히 취해야 한다.
문고리 3인방의 퇴진(退陣)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서도 이들이 대통령 곁에 계속 머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이들이 당장 물러날 수밖에 없는 큰 잘못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대통령 주변에선 이들의 퇴진이 무슨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3인방은 이미 정상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기 쉽지 않은 지경에 내몰린 상태다. 실제 잘잘못과 관계없이 그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온 인물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통령은 3인방의 퇴진을 통해 국정 쇄신(刷新)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 이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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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04 05:49
박 회장이나 정씨 모두 대통령에게 각별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가까이 친동생인 박 회장을 청와대로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박 회장이 청와대를 드나드는 사실이 바깥에 알려지면 괜한 구설(口舌)과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씨는 박 대통령의 초창기 가신(家臣)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현재 박 대통령으로 향하는 청와대 내 문고리를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을 뽑은 것도 정씨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정씨는 이 정권 출범 후 줄곧 자신들은 박 대통령의 인사(人事)나 국정 운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유출된 청와대 비밀 문건을 보면 이 두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게 만든다. 오히려 박 회장과 정씨 측이 대통령 주변을 장악하기 위해 그간 보이지 않는 암투(暗鬪)를 벌여온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 최근 불거진 대통령 주변의 내분과 갈등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왜 박 대통령의 인사에서 실패가 되풀이됐는지 이번 사태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을 둘러싼 인맥(人脈)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수석, 장관들이 대통령과 직접 터놓고 국정을 논의하는 데 제약이 적지 않았다는 여권 안팎의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점도 알게 됐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정(國政) 운영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청와대 비서진의 동요도 작지 않다고 한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진상 규명은 검찰 수사로 넘어간 상태다. 검찰이 아무리 속도를 낸다고 해도 이 사건의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이번 문건 유출 사건의 진상 규명과는 별개로 국정 운영을 조기에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을 수 있는 조치를 과감히 취해야 한다.
문고리 3인방의 퇴진(退陣)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서도 이들이 대통령 곁에 계속 머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이들이 당장 물러날 수밖에 없는 큰 잘못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대통령 주변에선 이들의 퇴진이 무슨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3인방은 이미 정상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기 쉽지 않은 지경에 내몰린 상태다. 실제 잘잘못과 관계없이 그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온 인물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통령은 3인방의 퇴진을 통해 국정 쇄신(刷新)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 이상 남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김기춘 실장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이 터지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의 역할을 두고 여권에서 나오는 말이다. 현재 청와대 내부 ‘권력 암투(暗鬪)’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청와대 내부의 힘겨루기가 청와대 직함도 없는 정윤회·박지만 구도로 짜여지고 정작 청와대 비서실을 총괄하는 김기춘 실장은 완전히 배제돼 있는 형국이다.
최근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이 터지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의 역할을 두고 여권에서 나오는 말이다. 현재 청와대 내부 ‘권력 암투(暗鬪)’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정윤회 문건’ 사태는 정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GE 회장과의 파워게임 흔적이 뚜렷하다.
청와대 내부의 힘겨루기가 청와대 직함도 없는 정윤회·박지만 구도로 짜여지고 정작 청와대 비서실을 총괄하는 김기춘 실장은 완전히 배제돼 있는 형국이다.
-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스1
청와대 내부 권력투쟁 양태로 비화된 정윤회 문건 사태에서 김 실장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비서실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최근 김 실장에 대한 야권의 공격포인트도 바로 이 지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3일 라디오에 나와 “3월 혹은 4월 초에 이 문건이 유출되고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가 되었다고 한다면, 김기춘 비서실장은 거기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 것”이라며 “거기서 해결하지 않고 지금까지 두다가 언론에 유출돼 나라가 흔들리게 만든 장본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이라고 공격했다.
여권 일부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3선)은 “김 실장이 올해 초 정윤회 문건을 보고받은 뒤 명확히 사실 확인을 했더라면 이번 사태가 터졌을 때 ‘조사 결과 허위였다’라고 반박함으로써 어렵지 않게 진화가 됐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실 확인도 안 했으면서 문건을 ‘찌라시’라고 규정하는 바람에 더 큰 논란을 부른 것 아니냐”고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에서 통일준비위원회 제3차 회의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오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실장은 무엇보다 대통령의 신임이 크기 때문에 그의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김 실장은 현재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판단이 빠르고 정확해 청와대 비서진 사이에선 ‘천재’로 불리기도 한다”며 “그는 청와대 비서실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