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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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형 위담한방병원장·융합의학연구소 이사장
지금 대
지금대한한민국은 타협과 양보가 없다. 자기 이익에 맞지 않거나 의견이 다르면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악 쓰며 드러눕는 대화 파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통 부재와 분열, 이런 식이면 우리 사회는 말초적인 생존 본능만 판치는 원시 집단이 될까 걱정된다. 그동안 먹고사느라 달려만 오면서 훼손된, 더불어 사는 지혜를 이제 갖춰야 할 때다.
공동체 지혜의 최고 모델은 바로 우리 몸속에 있다.
오장육부는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그런데 이들은 분열의 모습이 없고 전체적 생명 현상을 발현한다. 몸의 공동체 원리는 바로 오장육부 상호 간의 상생상극(相生相剋)이다. 서로 돕는 것뿐 아니라 적절한 견제도 하면서 멋진 균형과 조화를 이뤄내는 생명 지혜다.
몸의 엔진 역할을 하는 간장은 신장으로부터 엔진 오일을 공급받아 더 강해지고, 심장에는 좋은 혈액을 공급해서 강한 심장과 전신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 간장은 위와 장이 음식과 숙변으로 생기는 독성 환경을 막기 위해 강한 해독 기능으로 견제하고, 간장이 너무 지나쳐 주위 장기를 해칠까 우려해서 폐로부터는 견제를 받는다. 이처럼 각 장기는 주위 장기와 서로 돕고 견제하면서 하모니를 이루며 생명을 온전케 하는 것이다.
우리가 몸에서 배울 점은 오장육부가 상생상극을 하는 방식이다. 이웃 장기를 도와줄 땐 남의 장점이 더 향상되도록 하고, 도움받을 때는 약점을 찾아 감추지 않고 도움받는다. 상대방 장점은 깎아내리고, 자기 약점은 숨기는 우리와 다르다. 견제할 때도 상대방 약점을 비판하지 않고 약점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그 약점을 없애주며, 특히 자기가 강해서 이웃을 억누르고 균형이 깨질까 기꺼이 견제를 받는다. 이것이 바로 자기도 살고 전체도 살리는 참 지혜이고, 생명 전략인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소통 부재와 분열로 생명성과 역동성이 죽어가고 있다. 으르렁대는 강대국에 에워싸여 있고, 잘못하면 시한폭탄이 될지 모를 통일을 앞두고 있으며, 노령화와 생산 인구 감소, 선진국 문턱까지 왔다가 다시 떨어질지 모를 경제 등 작금의 상황에서 분열과 양극화, 흑백논리를 일삼는 우리의 철없는 자화상을 바로 봐야 한다. 그리고 몸의 공동체 지혜를 본받아 소통과 겸손과 관용의 덕목으로 통일을 이루고, 글로벌 리더 코리아를 세우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