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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새끼" "떡으로 만들어 짓밟아"...독해진 문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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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백건
- 정치부 기자
- E-mail : loogun@chosun.com
- 2007년 조선일보 입사.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2010년 정치..
- 2007년 조선일보 입사.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2010년 정치부로 옮겼다.
입사 후 색다른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았다. 해경의 양귀비 밀경작 단속을 동행 취재했을 때 농가 뒤꼍에서 말로만 듣던 양귀비 꽃밭을 처음 봤고, 국과수에서는 시신을 가르고 꿰매는 것을 봤다. 전남 광양 일대 논밭을 휘젓고 다니던 ‘산신령’이란 이름의 멧돼지를 쫓을 때, 장마철 한강 장어 낚시를 취재할 때, TV에서만 보던 정치인들을 코 앞에서 볼 때는 신기해서 좋았다.
현재는 국무총리실과 감사원을 출입하고 있다. 빨리 걷기와 일본 애니메이션 보기가 취미다. -
-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 2007년 조선일보 입사
입력 : 2014.09.23 13:51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연일 ‘독한 말’을 내뱉고 있다. 야권 대 대표적인 의회주의자로 주위로부터 “합리성과 협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문 위원장이 최근 원색적 용어까지 써가며 ‘독한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독설은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
-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전직 시도당위원장 합동회의에서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문 위원장은 22일 주요 일간지와 연이어 인터뷰를 갖고 당내 상황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당내 몇몇 계파 소속 의원들이 박영선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즉각 사퇴하라고 몰아붙이는 건 부관참시(剖棺斬屍·시신을 관에서 꺼내 참형에 처함)다”라고 했다.
-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추천 회의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문희상(왼쪽) 의원이 박영선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뉴시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특히 최근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친노’, ‘정세균계’, ‘486’, ‘호남·구민주계’ 등 당내 계파간 알력 다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 않았느냐”며 “이를 경계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문 위원장도 22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비대위 구성에서) 나는 계파 안배, 나눠먹기, 이런 거 안 한다.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고 했다.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가운데)과 악수하는 문재인 의원(맨 오른쪽). 문 위원장 오른쪽에서 박영선 원내대표가 문재인 의원에게 악수를 건하고 있다. /뉴시스
문 위원장은 22일 “정당은 기율(紀律)이 있어야 한다”며 “당이 지리멸렬한 난파선인데 쥐새끼처럼 혼자 살려고 달아나면 안된다. 자기만 살려고 여기저기 나와 막말을 떠드는 것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또 “이념적인 극단론자, 좌파적 생각이 짙은 사람들과 노선이 강경한 사람들이 합쳐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좌·우(파) 10명 정도가 당을 망치고 죽인다. 동지애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이 말에 대해 “그 동안 당의 방침에 사사건건 맞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지도부 흔들기를 했던 초·재선 강경파를 겨냥한 말”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 위원장은 사석에서 ‘당 지도부나 원로가 결정하면 후배 의원들이 따라주는 팔로우십도 필요한데 그런 것이 없다’는 말을 종종 했다”며 “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이 아니라 팔로우십이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시절 의장(당대표)을 지내고, 2012년 대선 직후에도 4개월 동안 비대위원장을 지냈던 그는 계파주의 등 야당의 고질적 문제들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잘 알기 때문에 그만큼 답답하고 그래서 발언이 강경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문희상은 누구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選) 국회의원. 강경 성향 '친노(親盧)'와 중도 성향 '친DJ' 계열로 양분된 새정치연합에서 그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이유는 양측 모두 그를 자신들의 ‘선배’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김대중 대통령 때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현재는 '범(汎)친노'로 분류되지만 뿌리는 동교동계다.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야당 입장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두 중용(重用)했던 문 위원장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적으로도 중용파(中庸派)다. 과거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것이 보수라면 나는 왕(王)보수이며, 사회적 약자 보호가 진보라면 나는 왕진보"라고 했었다. 한·미 FTA를 지지했고 천안함 폭침의 북한 소행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8월 인터뷰에선 "야당도 안보·민생에서는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했고,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안이 두 번이나 당내 반발로 파기되자 "여야 합의안을 깨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