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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한,중,일 폭염 왜?

[오늘의 세상] 中 44.1도(저장성 신창)·日 41도(고치현 시만토시)… 韓中日이 지글지글


[오늘의 세상] 中 44.1도(저장성 신창)·日 41도(고치현 시만토시)… 韓中日이 지글지글

  • 도쿄=차학봉 특파원
  •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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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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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8.13 03:01

    -3국 기록적 폭염에 사망 속출
    韓수도권·中중부·日규슈까지 다 덮어버린 '고기압 이불' 탓

    도쿄 138년 만에 온종일 찜통

    
	동북아 '찜통더위' 최고 기온.
















    올여름 한·중·일(韓中日) 삼국 모두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낮 기온 40도 넘어

    지난 11일 도쿄 도심의 기온은 24시간 내내 30도 이상을 기록했다. 도쿄의 기온 통계가 기록되기 시작한 1875년 이후 138년 만에 처음이다. 폭염은 12일에도 계속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고치(高知)현 시만토(四万十)시의 낮 기온이 41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사병으로 숨지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주말 이후 전국적으로 일사병 증세로 230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9명이 사망했다"고 12일 전했다.

    중국도 이례적인 폭염과 국지성 호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11일 저장성 신창(新昌)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44.1도로, 올해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저장성 닝보(寧波)시의 수은주는 43.5도까지 올랐다. 베이징에는 11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서우두(首都) 공항 항공기 300여대가 운항 차질을 빚었다. 이날 하루 동안 1만1028차례의 번개가 내리쳤으며, 서우두 공항의 청소원 1명이 낙뢰에 맞아 숨졌다고 경화시보가 보도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일 울산 송정동 울산공항에서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3도(비공식 기록)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남부지방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 1994년(섭씨 33도 이상) 일수에 버금가는 폭염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한다. 12일 현재 대구의 폭염 일수는 총 42일로, 1994년 60일 기록에 근접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3일에도 대구·포항·울산 등에서 낮 최고기온이 섭씨 37도까지 오르고, 서울 낮 기온도 33도로 예상된다.

    ◇초강력 북태평양 고기압 동북아 덮어

    한·중·일이 동시에 폭염에 시달리는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중부지방과 우리나라 수도권 일대, 일본 규슈 지방까지 올라오며 삼국을 마치 '이불'처럼 뒤덮었기 때문이다. 여름 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보통 중국 남부 일부 지역과 한반도 남해안, 일본 열도 남단에 강하게 영향을 끼치는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서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듯' 동북아를 다 덮어버렸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은 올해 초강력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생한 이유를 티베트 고원 지대에서 찾는다. 지난겨울 눈이 적게 와 올 3~4월에 티베트 고원의 눈으로 덮인 면적은 평년보다 최대 25% 적었다. 그 바람에 강한 햇볕이 눈에 반사되지 못하고 지표면으로 흡수되면서 땅을 달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륙 온도가 오르고, 해양과 온도 차가 더 벌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한 것이다.

    폭염 속에 국지성 폭우도 잦다. 기상 전문가들은 폭염과 국지성 폭우는 '한 세트'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폭염이 발생하면, 하층 대기가 달아오른다. 이렇게 되면 차가운 상층과 온도 차가 더 벌어져 대기 불안정이 심해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비를 쏟아붓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