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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프트 웨어 산업(인도, 방글라데시)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게임업체로 몰려가는 SW 인재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게임업체로 몰려가는 SW 인재들

  • 호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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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8.02 01:58

    서울대·카이스트의 컴퓨터관련 졸업생 20%가 지망
    美 스탠퍼드大는 30%가 창업… 실리콘밸리 이끌어

    한국의 소프트웨어(SW) 고급 인재들이 창업과 산업용 SW 분야를 외면하고 '게임 업체로 몰려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는 세계적 산업 추세와 동떨어진 것이어서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일 본지가 2010~2012년 3년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졸업생(학사) 174명의 진로 현황을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창업을 선택한 졸업생은 단 1명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진학, 군 입대 등을 제외한 취업자 수는 50명. 이 중 게임하이·EA·애니파크·컴투스 등 게임 업체를 선택한 졸업생은 11명(22%)을 차지했다. 국내 대표적 대기업인 삼성그룹(6)이나 LG그룹(5), 나머지 10대 그룹(4)으로 간 수보다 많다.


    이공계 명문 카이스트(KAIST)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7~2011년 5년간 졸업생 259명 중 창업을 선택한 이는 단 4명이었다. 취업을 선택한 학부 졸업생 72명 중 14명은 넥슨·엔씨소프트 등 게임 업체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삼성(8), NHN(4), SK(4) 등 주요 기업별 취직자 수를 뛰어넘었다.

    한국에선 '게임 업체 쏠림'이 나타나지만 미국 같은 선진국 SW 관련 고급 인재들은 창업이나 벤처기업행이 대세다. 올 3월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 학생 12명은 한꺼번에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벤처기업인 '클링클(Clinkle)'에 합류하려고 무더기 휴학계를 냈다. 이 대학 존 헤네시(Hennessy) 총장은 이 과정에서 조언뿐 아니라 투자까지 하며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1930년대부터 2011년까지 스탠퍼드 졸업생 중 29%인 8385명이 창업 경험이 있다. 이들이 만든 회사는 3만9900개이며, 창출한 일자리는 약 540만개, 매출액은 약 3000조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