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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료/질염, 여성의 말못할 고민

말못할고민, 질염


말못할고민, 질염


입력 : 2013.07.24 16:10

바야흐로 여름, 바캉스 시즌이다. 이때가 되면 여성들에게는 시원하고 즐거운 물놀이에 대한 열망보다 더 큰 고민이 있으니, 그건 바로 질염이다. 언제부턴가 스키니 스타일의 옷이 유행하면서 질염 발생 빈도도 함께 증가했고,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이면 여성들은 질염을 혼자만의 비밀로 안은 채 그로 인한 고통까지 조용히 떠안게 된다. 여성을 괴롭히는 질염은 어떤 것이 있으며, 예방 및 치료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해변가에서 독서 중인 여성

세균성 질증
여성의 생식기는 인체에서 유일하게 외부와 소통되기 때문에 박테리아 등의 공격을 끊임없이 받는다. 그럼에도 염증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는 ‘락토바실루스’라는 정상 세균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세균들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여성의 질을 보호한다. 하지만 락토바실루스가 줄어들면 여성의 인체는 외부의 균에 쉽게 노출되어 평소 1% 미만이었던 비호기성 세균이 작게는 백배에서 많게는 천배까지 증가하는데, 이를 ‘세균성질증’이라고 한다. 염증보다 증상이 심하기 때문에 ‘질증’이라 이름붙인 것이다. 여름철에 수영 등으로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질 내환경이 악화되어 세균성질증이 생기기 쉽다. 평소보다 냉이 많아지고 생선 썩은 냄새가 난다면 세균성질증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기간은 약 일주일. 이때는 성관계와 술 등을 금하고 항생제를 복용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트리코모나스 바기날리스’라는 원충류에 의해 감염되는 대표적인성병중 하나다. 약 10mm 정도의 편모를가진이원충은물에서 잘 헤엄치는 습성 탓에 물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은 여름철에 자주 생긴다. 평소에는 별 증상이 없다가 공중목욕탕, 수영장 등의 시설이용 후 하얀 거품, 악취가 나는 점액성 농성 분비물과 함께 소양증, 작열감, 성교통이 나타나면 트리코모나스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남녀 간에 서로 옮기기 때문에 여성이 진단을 받으면 성관계를 가진 남성도 동시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기간에는 성관계를 금하고 꽉 끼는 옷을 삼가며 면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임질 성질염보다 증상 발현이 늦지만 일단 의심되면 빨리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가 늦으면 요도염, 방광염, 골반염 등 합병증이 나타나기 때문. 임신부에게는 조산 및 유산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글라스, 책, 모자

칸디다 질염
다른 질염과 달리 곰팡이에 의해 발병한다. 여성의 생식기는 평소 습하기 때문에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따라서 생기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인 것. 평소 스트레스가 많고 피곤한 일이 지속되거나 심한 감기 등 질병을 앓았을 경우, 임산부이거나 당뇨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쉽게 발생한다. 우유 찌꺼기 같은 하얀 분비물과 함께 심한소양감을느끼게되는데, 항진균제를 처방하면 3일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곰팡이가 생기는 환경에 다시 노출되면 바로 재발하기 때문에 여성을 평생 괴롭히는 고약한 병이다. 칸디다 질염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처방하는 항진균제를 복용하고 질 내환경을 청결히 하며 면역력을 낮추는 원인을 제거하면서 치료를 진행한다.

임질성 질염
‘임질균’에 의해 생기는 질염이다. 성적 접촉으로 전파되는 대표적인 성병 중 하나이며 경구 감염이나 항문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남성은 성 접촉 후 약 3일의 잠복기를 거쳐 배뇨시 통증과 함께 누런 고름이 나오면 증상을 의심할 수 있으나, 여성은 증상이 없을 경우가 있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여성은 약 10일 정도 지나면 배뇨장애와 함께 냉대하와 질염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성 접촉에의한 질염이므로 증상이 없어도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 진단을 받으면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요도염, 방광염, 골반염, 난관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고 임산부에게는 조산, 유산 등의 위험이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염
성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다른 질염과 달리 지속적인 세포 변화를 통해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박테리아나 곰팡이균과는 달리 특효약이 없으므로 체내 면역 반응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보급됨에 따라 자궁경부암을 약 70%까지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자궁경부 세포의 이상 유무를 확인함으로써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글 황인철(참신한산부인과 원장) /에디터 김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