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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파워,경재/넬슨 만델라 95세(남아공)

만델라 병원엔 "사랑해요, 타타 마디바(존경하는 아버지 만델라)" 꽃물결


만델라 병원엔 "사랑해요, 타타 마디바(존경하는 아버지 만델라)" 꽃물결

  • 파리=이성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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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6.25 03:00

    내달 18일 95번째 생일… 長女 "오직 神만이 그가 언제 떠날지 결정"
    남아공은 이별 준비 중… 주마 대통령 "기도해 달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해졌다.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오후 시릴 라마포사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부총재와 함께 넬슨 만델라(94)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다. 주마 대통령은 그 직후 "입원해 있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만델라는 투옥 중이던 1988년 폐결핵에 걸리는 등 장기간의 감옥 생활과 강제 노역으로 출소 후에도 폐와 전립선, 눈 등에 이상이 있었다. 내달 18일 95번째 생일을 앞둔 만델라는 지난해 12월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치료 중 담석이 발견돼 수술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에도 폐렴이 재발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병원에 입원했다.


    
	가족들 속속 병원 도착…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4일(현지 시각) 만델라의 전 부인 위니 만델라(왼쪽 사진), 손자 은바다 만델라(가운데 사진 왼쪽), 딸 마카지웨 만델라(오른쪽 사진 왼쪽) 등 가족들이 만델라가 입원해 있는 프리토리아의 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AP 뉴시스
    가족들 속속 병원 도착…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4일(현지 시각) 만델라의 전 부인 위니 만델라(왼쪽 사진), 손자 은바다 만델라(가운데 사진 왼쪽), 딸 마카지웨 만델라(오른쪽 사진 왼쪽) 등 가족들이 만델라가 입원해 있는 프리토리아의 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AP 뉴시스
    지난 8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실려 온 만델라는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으며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갑자기 상태가 악화했다. 주마 대통령은 "의료진이 만델라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며 "만델라와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만델라의 장녀 마카지웨는 만델라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전 미국 CNN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여전히 눈을 뜨고 있다"며 "가족들은 아버지가 고통 없이 평화롭게 세상을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는 한 치료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신만이 그가 언제 떠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델라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남아공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만델라가 입원해 있는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크리닉 심장병원에는 24일 오전(현지 시각) 경찰이 배치됐다. 이들은 검문검색을 강화하며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병원 외벽에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꽃과 메모지를 두고 갔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 타타 마디바!'라는 글이 쓰여 있는 쪽지도 있었다. 현지어로 타타(Tata)는 '아버지'를 뜻하며, 마디바(Madiba)는 '존경하는 어른'이라는 의미로 만델라의 애칭이다.

    해외에서도 만델라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3일 "우리의 기도가 만델라와 가족, 남아공 국민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26일부터 남아공·세네갈·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할 예정이지만, 만델라와의 만남은 불확실하다.

    한편 만델라가 지난 8일 거주지인 요하네스버그에서 프리토리아의 병원으로 향하던 중 구급차가 고장 나 40분간 이송이 지체됐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 바람에 그의 상태가 더 악화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는 당시 7명의 의료진이 만델라를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태가 나빠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만델라 위독 파리=이성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