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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재/바다의 특급 호텔 크르즈 입항

'바다위 특급호텔' 국내 크루즈관광, 왜 많아지나 했더니…


'바다위 특급호텔' 국내 크루즈관광, 왜 많아지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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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6.16 16:51 | 수정 : 2013.06.16 20:31

    
	/조선일보 DB
크루즈 '보이저호'.
    /조선일보 DB 크루즈 '보이저호'.
    전세계적으로 고급 레저 수요가 늘면서 ‘바다 위의 특급호텔’로 불리는 국내 크루즈 관광이 ‘특수(特需)’를 맞고 있다.

    16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2009년 7만 6688명에서 지난해 25만9608명으로 3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 기항(寄港)한 크루즈선도 40회에서 226회로 크게 늘었다. 또 지난해 기준, 국내에 기항한 외국 크루즈선이 가장 즐겨찾는 항구는 제주(74회·13만9293명), 부산(69회·10만874명), 여수(10회·1만3379명) 순이었다.

    이렇게 국내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3국이 세계 크루즈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부산·인천 등 국내 주요 항구의 경우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국가와 인접해있는데다, 상당히 고급화된 쇼핑시설을 갖추고 있어 유리하다는게 여행업계의 시각이다.

    지난달엔 중국국적 4만7000t급 초호화 크루즈선 ‘헤나’호가 인천항에 취항했고, 세계 최대 럭셔리 크루즈 회사인 ‘카니발’도 최근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 진출에 신호탄을 알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분석에 따르면 2012년 크루즈 여객 지출 규모는 총 1억18000만달러(1298억원)이고 8만t급 크루즈선 1척이 입항할 경우 부가가치는 무려 2억 7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중국인의 경우 크루즈 관광에서도 ‘큰 손’이다. 중국인들이 크루즈선 탑승시 1인당 지출하는 비용은 113만원 정도로, 전체 평균(58만원)의 두 배가 된다.

    12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서 13만7000t급 보이저호에 타고 출발해 14일 오전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에 도착한 승객 자오궈창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운대해수욕장과 동백섬을 직접 보니 과연 한국의 최고 관광지답다. 바닷가에 초고층빌딩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게 너무 인상적”이라고 했고, 쑨리씨는 “먼저 한국을 다녀온 친구들이 밥솥이 좋다고 해서 1개 구입했고, 값사고 질 좋은 김과 과자류도 많이 샀다”고 말했다.

    이들은 A·B·C코스로 나뉘어 거가대교, 거제도포로수용소, 롯데면세점, 해운대, 누리마루 에이팩하우스, 달맞이고개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국산 화장품과 음식류, 명품 가방 등을 쇼핑했다고 한다.

    지자체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제주도의 강정군복합형 관광미항에는 최대 5대의 크루즈선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22만t급 선석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인근엔 128억원을 들인 크루즈 관광테마거리가 조성된다. 부산 동구도 내년을 목표로 15만t급 신국제터미널공사를 진행 중이다. 부산은 내년 11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크루즈컨벤션인 ‘AACC 2014’도 연다는 계획이다. 전용부두가 없는 인천, 속초 등도 3~4년내 완공을 목표로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를 공사 중이다.

    그러나 한국 국적 크루즈선이 단 1척도 운항되지 않고 있고 쇼핑 위주로 짜인 기항지 관광상품 등은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정부는 크루즈 관광을 키우기 위해 크루즈선의 카지노 허가를 관광진흥법에서 분리하고 금융·세제 지원근거를 마련해 한국 크루즈선 기항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