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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3/육군사관학교 성폭행

육사 지도교수가 폭탄주 돌렸고 성폭행 남녀生徒 방은 같은 건물

육사 지도교수가 폭탄주 돌렸고 성폭행 남녀生徒 방은 같은 건물

  • 전현석 기자

    입력 : 2013.05.30 03:01

    지도교수 주관땐 음주 가능, 女생도 맥주 1병 분량 마셔
    "생활관 구조와 음주 규정상 터질수밖에 없었던 사건" 지적

    육군사관학교에서 대낮에 발생한 생도 성폭행 사건에 대해 군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육군에서조차 "현재 육사 생도 음주 규정과 생활관 구조상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 조사 결과, 선배 남자 생도(22·4학년)에게 만취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후배 여자 생도(20·2학년)는 사건 직전 학과장(대령) 등 지도교수 10여명과 학과 생도 20여명이 함께한 점심을 겸한 술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종이컵으로 맥주 1병 분량 이상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해당 여생도는 술을 전혀 못하지는 않지만, 지도교수가 따라주니까 피하지 못하고 주량 이상을 마신 듯하다"고 말했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구속된 남자 생도도 "사건 당시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2011년 9월부터 적용된 육사 음주 규정에 따르면, 육사 생도는 교내의 경우 장성급 장교, 지도교수·학과장, 훈육관(소령)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음주가 가능하다.

     

    원래 육사는 1946년 개교 이후 1967년까지 생도들의 음주를 금지했다.

    1968년부터 훈육관(소령급) 이상이 주관하는 행사에서 음주할 수 있게 했다가 1974~2001년에는 학교장(중장) 또는 훈육을 담당하는 생도대장(준장)이 승인하는 경우에만 소량에 한해 음주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사이 육사를 졸업한 한 영관급 장교는 "당시 '소량'은 맥주 1캔이나 2캔 정도를 의미했다"고 말했다. 육사는 2003년부터 음주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군 소식통은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생도에 대한 '3금(禁) 제도'(금주·금연·금혼)가 인권 침해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내린 것도 생도 음주 규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남자 생도와 여자 생도가 같은 층을 쓰는 육사 생활관 구조도 성폭행 사건의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해 남자 생도는 22일 술에 취해 교내 생활관 방에 쓰러져 있던 여생도를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해 남생도와 피해 여생도의 방은 한 건물의 4층과 3층에 각각 위치해 있지만, 층계에 붙어 있어 실제 거리는 10여m에 불과했다고 한다.

    현재 육사에서 여생도의 방은 각 생활관 건물의 3층과 4층에만 있다. 한 층에 보통 여생도 방 2개가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남생도 방이라고 한다. 여생도 방 바로 옆에 남생도 방이 있는 것이다. 육사에선 1998년 여생도를 처음 뽑을 때부터 이런 생활관 구조가 성(性)군기 위반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