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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료/매머드 복원{한(황우석):러}

황우석 전 교수 '매머드 복원' 통해 부활

황우석 전 교수 '매머드 복원' 통해 부활할까

  • 박근태 기자
    • 기사

    입력 : 2013.05.09 13:46 | 수정 : 2013.05.09 14:24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미국의 다큐멘터리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추진하는 매머드 부활 프로젝트를 국내에 방영한다. 황 전 교수는 2006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인물이다.

    황 전 교수는 지난 해부터 러시아 과학자와 공동으로 약 1만~2만년전 멸종한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를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과학계는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일부에선 화제성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달 10일 저녁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을 통해 황 교수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러시아 북동연방대 연구진이 지난 해 8월 시베리아 레나강 인근의 바타가이카 일대에서 진행한 매머드 발굴 탐사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다.

    바타가이카 지역은 영구동토층이 있는 지역으로, 1만~2만년전에 살았던 매머드와 고대의 말, 아메리카 들소가 비교적 온전히 묻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한·러 연구진은 8월9일부터 9월9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 탐사에서 지하 5~6m 깊이에서 얼어있는 매머드의 털과 골수, 지방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들 얼어있는 조직을 한국으로 가져와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는 세포를 찾고 있다. 2만년전 사라진 매머드를 되살리는 데는 매머드의 온전한 체세포가 필요하다.


    매머드를 되살리는 데는 복제견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체세포 복제 방식이 활용된다. 매머드의 체세포에서 빼낸 핵을 코끼리 난자에 삽입한 뒤 전기 충격을 가해 수정란을 만들어 코끼리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러시아측이 매머드 발굴을, 한국측은 복제를 맡고 있다.

    현상환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매머드와 코끼리의 이종간 결합은 복제개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런 방식을 대체로 수긍하지만 살아있는 세포를 얻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반신반의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머드의 살아있는 세포를 얻으려면 얼어붙은 뒤 한번도 녹지않은 매머드 사체를 찾아야 한다. 세포가 얼었다가 다시 녹으면 세포가 사실상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한번 녹았다 다시 얼어붙은 세포는 온전한 유전자 정보를 보존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수암연구원측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수암연구원측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20㎏ 안팎의 매머드 털과 지방, 뼈를 분석했지만 온전히 살아있는 세포를 찾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매머드 복제를 맡은 황인성 연구원은 “살아있는 조직을 추출하기 위해 매머드 뼈와 지방, 근육 조직을 올해 30㎏, 내년 40㎏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리모인 코끼리 난자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끼리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된데다 코끼리 생식에 관한 연구가 미미하기 때문에 난자를 기증받는데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 교수는 “코끼리 연구에 정통한 독일 수의사진과 말레시이아 등과 코끼리 난자를 얻는 방안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황 전 교수가 매머드 복원에 나선 것을 두고 매머드라는 매력적인 멸종동물 복원을 이슈화시켜 자신의 연구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로부터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연구소 운영을 위해 화제성이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황 전 교수의 이런 상황이 과학계 안팎의 화제에 집중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이해와 맞아 떨어졌다는 것. 내셔널지오그래픽측은 당초 9일 오전 황 전 교수의 매머드 복원사업을 소개하는 기자설명회를 연다고 했다가 행사를 하루 앞두고 돌연 설명회를 취소했다. 황 전 교수의 이번 복원 사업이 화제성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부에서 제기되면서 이를 의식해 행사를 급히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과학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리아측은 “본사 임원이 급히 한국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해졌다”는 다소 애매한 해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