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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단전 치기(대소장,활성)

노인 변비, 장 자극 체조·복근 강화 운동이 도움된다

노인 변비, 장 자극 체조·복근 강화 운동이 도움된다

대장 신경 둔해져 반응 늦고 밀어내는 힘 약해 변 오래남아
배변 과정 떠올리는 연습과 적당한 변비약 복용도 도움

입력 : 2013.03.20 08:38

60대 이상 노년 변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07년 17%에서 지난해 38%로, 5년 사이 두 배를 넘어섰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고혈압·관절염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생활습관 변화, 그리고 복용하는 약 때문에 노년 변비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항문 기능 약화가 노년변비 유발

노년층 변비의 80% 이상은 '이완성 변비'와 '직장형 변비'다. 스트레스, 운동부족 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청장년층의 '경련성 변비' 증상과 다르다.

운동·물 마시기 등 젊은 사람을 위한 변비 탈출법을 무리하게 따라하지 말자. 노년층 만의 변비 치료법은 따로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완성 변비는 변이 대장에 가득 찼는데도 둔해진 대장의 신경세포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생긴다. 설사 인지하더라도 변을 밀어내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대장에 변이 가득 차 오래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보통 변이 단단하고 일주일 넘게 배변을 못해도 변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직장형 변비'는 항문 근육이 약해져 생긴다. 변의가 있지만 항문이 막힌 느낌이 들고, 변과 가스가 가득 차 있는 것과 같은 복부팽만감이 심하다. 변비약을 먹어도 변은 가늘고 시원치 않다.

장 자극하고 복근 강화해야

일반적으로 변비 예방·치료를 위해서는 물과 야채를 많이 먹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하지만 노년층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배뇨장애나 전립선질환이 있는 경우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부담스럽고, 위가 약한 노인들은 야채를 맘대로 먹기 힘들다. 관절이나 척추가 좋지 않다면 운동 역시 쉽지 않다.

서울시북부병원 내과 이향림 과장은 "노년층 변비는 떨어진 장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장과 항문 속의 신경과 감각세포들을 자극하는데 치료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고혈압, 위궤양, 관절염 등 만성질환 치료 약 때문에 생긴 변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노년층 변비를 해결하는 데 적절한 생활관리·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장을 자극하는 체조=위를 향해 누운 자세에서 배 위에 두꺼운 책을 놓는다. 배가 상하로 오르내리는 것을 느끼면서 호흡을 한다. 아침 공복에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복근 강화=복근 강화 운동만 해도 대장 연동운동을 촉진시킬 수 있다. 위를 향해 누운 자세에서 발끝을 머리쪽으로 최대한 당긴다. 동시에 고개를 들어 10초간 발끝을 바라본 후 다시 천천히 고개를 내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변비약 복용=노년층은 노화된 대장 기능을 더 떨어뜨릴까봐 변비약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하게 변비약을 쓰거나 관장을 하는 게 직장형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래된 단단한 변이 항문을 막아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것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이완성 변비의 경우라고 해도 변비약을 잘 골라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야채나 잡곡밥이 소화가 안 돼 잘 못 먹을 경우, 식이섬유 건강보조제나 부피형성완화제(아락실 등) 등은 변의 부피를 늘려주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물을 마시기가 부담스러우면 대장의 수분 흡수를 막아 변을 무르게 만들어주는 고삼투성완화제(듀파락시럽, 모니락시럽 등)나 염류성완화제(마그밀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극성하제(비코그린, 돌코락스 등)는 위의 두 약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 빠른 효과를 나타내지만 1주 이상 연속해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배변과정 연상훈련=이런 저런 방법을 쓰고 변비약을 먹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항문 근육에 이상이 생겼거나, 대장 및 항문의 신경 세포가 노화돼 둔감해 진 것이다. 이 때는 배변과정 연상훈련을 하면 도움이 된다.

변이 대장에 들어오면 장의 신경 세포들은 이를 감지한 후 뇌로 신호를 보내 연동 운동을 지시한다. 연동 운동을 통해 항문 쪽으로 변이 밀려 가면 이번에는 항문의 감각기관이 조건 반사적으로 항문을 열고 닫는다. 이 과정을 떠올리면서 이완성 변비라면 연동 운동에, 직장형 변비라면 항문 괄약근 운동에 집중을 한다.스스로 하기 힘들 경우 병원에 가면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보통 1주일에 한두 차례, 약 10주간 통원 치료받는데, 이 훈련을 통해 직장형 변비 대부분이 치료될 수 있다. 이완성 변비도 60~80%까지 개선된다. 한 번 방법을 터득하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