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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스피드스케이팅 샛별 뜨다

37년만에… 스피드스케이팅 샛별 뜨다

  • 성진혁 기자

    입력 : 2013.02.24 23:51

    서정수 주니어세계선수권 우승
    쇼트트랙서 전향·장거리 두각 '제2의 이승훈'으로 주목받아
    男종합우승 이영하 이후 두 번째

    '스피드 코리아'의 차세대 샛별이 떴다.

    2013 ISU(국제빙상연맹) 주니어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한 서정수(19·단국대)이다. 그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 콜라보에서 열린 네 종목(500m·1500m·3000m·5000m) 합산 결과 153.832점을 얻어 1위를 했다. 노르웨이의 시멘 닐센(153.874점),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지오반니니(154.309점)가 뒤를 이었다. 올라운드(종합) 부문 승자는 종목별 기록을 500m 기준으로 환산해 종합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기록이 좋을수록 점수가 낮아지고, 순위는 높아진다.

    한국 남자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우승을 한 것은 통산 두 번째이다. 한국 빙상 스타 계보의 '원조'인 이영하 전 한체대 교수가 37년 전인 1976년 이탈리아의 마돈나 디 캄피글리오 대회에서 에릭 하이든(미국)을 꺾고 처음 패권을 차지했다. 하이든은 1980년 레이크 플래시드 동계올림픽 5관왕에 올랐던 전설적인 스케이터다. 현재 세계 빙상 장거리의 최강자인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역시 2005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자 출신이다.

    대학 새내기인 서정수는 1500m 종목에서 국내 정상권이고, 5000m도 국가대표 수준의 기량을 갖췄다. 사진은 작년 12월 종합선수권 1500m에서 1위로 역주하는 모습. /단국대 빙상팀 제공
    한국이 이영하씨 이후 주니어 남자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위(문준·2001년)였다. 여자부에선 2006년 김유림, 2007년 노선영이 연거푸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서정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삼총사였던 모태범(24), 이승훈(25·이상 대한항공), 이상화(24·서울시청)의 뒤를 이을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는 단거리보다 중·장거리에 강점을 보인다. 이번에도 단거리인 500m(37초64·7위)보다 1500m(1분50초27·1위), 3000m(3분52초87·2위), 5000m(6분46초25·4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다가 변변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행신고 2학년이던 2011년 가을에 단국대 오용석 감독의 권유를 받아들여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장거리 국가대표 출신인 단국대 최근원 코치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고, 작년 여름 캐나다 캘거리 전지훈련 때 일본의 유명 빙상 클럽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팅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서정수는 작년 12월 초 ISU 주니어 월드컵 3차 대회(독일 인젤) 1500m와 3000m 1위를 휩쓸었다. 곧이어 열렸던 국내 종합선수권 1500m에선 간판스타 이승훈을 제치고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다. 이승훈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로 전향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따며 빛을 본 선수다.

    오용석 단국대 감독은 "서정수는 이승훈처럼 체력이 좋아 상대 선수를 앞에서 끌며 레이스하는 스타일"이라면서 "1500m 경기에선 300m부터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하는 능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신체 조건(키 183㎝·몸무게 73㎏) 역시 중·장거리에 적합하다. 직선 구간을 달리는 자세가 부드럽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서정수는 귀국하지 않고 다음 달 1일부터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리는 ISU 월드컵 대회에 나가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그가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1500m 출전이 유력하다.